1. 닭가슴살 곰탕 준비물
닭가슴살 1개
대파 1대
팽이버섯 1봉
양파 1개
마늘 8~10개
채수용 각종 야채 (냉장고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인 모든 야채 가능)
소금 3t
액젓 1t
2. 닭가슴살로 닭곰탕 만들기 레시피
난이도 - 하
소요시간 - 30 mins
1) 채수를 끓입니다.
저는 800ml 물 + 생사의 기로에 놓인 야채들을 넣어줬습니다.
(언제 넣어뒀는지 모르는 무 + 손질하고 남은 양파 껍질 + 색 변하기 직전의 파)
육수 끓이면서 냉장고 정리를 하는 편.
각종 야채를 다지는 시간 동안 끓이면 제법 우러나오더라고요,
야채 손질에 저는 20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2) (채수가 끓는 동안) 모든 재료를 다져줍니다.
3) 채수에 썼던 야채들만 건져내고, 끓는 물에 닭가슴살만 넣어줍니다.
다시 끓어오를 때 거품들은 거둬냅니다.
4) 닭가슴살이 뽀얗게 익으면 2)의 모든 야채를 넣어줍니다.
(다진 고기라 거의 넣자마자 익습니다.)
마늘 양이 많은 것은 저염이다 보니 간을 많이 하지 않아서, 풍미를 잡기 위함입니다.
마늘은 닭고기의 잡내도 잡아주고, 건강에도 좋죠.
예전에 다닌 쿠킹클래스에서 꼭 마늘은 요리할 때마다 칼로 다지더라고요.
기계로 다져서 냉동해 두면 편하긴 하지만 확실히 요리할 때 칼로 다지면 풍미가 확 다르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저는 할 때마다 다지는 편인데, 좀 익숙해지니 이게 더 편하고 좋더라고요.
5) 소금 3t에 멸치액젓 1t를 넣고, 15분 이상 푹 끓여주면 완성입니다.
(아기의 닭곰탕은 먼저 덜어내고 어른들의 간을 위해 약간의 후추나 맛소금을 더하면, 돈 주고 사 먹는 맛이 됩니다.)
닭가슴살 하나로 세 식구가 푸근한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아이의 것은 많이 떠준 편인데도, 더 달라고 해서 두 그릇 먹였습니다.
그리고 언제 아팠냐는 듯, 2일 후에 황금변을 선물하며 엄마의 시름을 덜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늘 21시 이전에는 재웠는데,
낮잠시간이 꼬이고 하면서 23~24시까지 버티다 밤늦게 야식까지 먹인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는 다양한 경험도 좋지만, 루틴을 지켜주는 것이 면역력 향상에나 안정적인 정서에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오늘도 육아 파이팅합시다^^
3. 엄마의 후기
어쩌다 아이가 다치거나 아프게 되기라도 하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먼저 엄마가 뭘 잘못했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저 엄마가 미안하다는 말을 밑도 끝도 없이 반복하게 되기도 하죠.
'차라리 내가 아프고 싶은 마음'.
아이를 키우면서 그 말의 뜻을 깨닫게 됩니다.
저희 아이도 혈변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젤리 같은 식감의 설사를 반복하다가 결국 혈변 (붉은 끼가 있는 물젤리똥)을 본 것인데요
그때 처음, 똥 싼 기저귀를 찍고, 그걸 싸들고는 소아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신랑은 혀를 내둘렀지만, 제가 보는 육아서에서는
변이 이상하면 기저귀를 실제로 들고 가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쓰여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의사 선생님께서 사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 하하;;;
큰 병원 권유를 받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내색은 못하고 하루종일 대기를 시키는 2차 병원을 가서
지치는 줄도 모르고 가슴을 졸이며
끝없는 줄을 서고 지쳐가는 아이를 달래며 버텼습니다.
결국은 장중첩은 아니라는 확답을 듣고
그저 배탈이니 시간을 두고 보자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괜찮다니 다행이면서도
안 그래도 기력 없는 아이를 병원 한켠에서 시달리게 한 것에 대한 속상함이 올라옵니다.
그러면서도 이제 이 기운 없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막막함.
아이들은 배탈이 나도 일반식을 권장하셨습니다.
그래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래서,
배탈 난 아이가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게 잘 먹을 수 있고
병원의 기다림에 지친 엄마 아빠도 후딱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고
영양소를 고루 갖춘 한 그릇 음식, 닭곰탕을 끓였습니다.
채수를 만들고, 끓이는 시간이 드는 것이 좀 걸릴 뿐
재료를 구하기도 쉽고, 냉장고 정리도 되고
영양도 챙길 수 있는 신박한 한 그릇 보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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