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을 보내기 전과 후는 큰 일상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36개월까지는 가장 보육을 해야 아이와 엄마의 애착관계 형성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던 엄마는
어느덧, 하루라도 등원을 하지 않는 일과를 상상할 수 없게 되었고
아무도 엄마를 찾지 않는 그 시간의 커피는..
정말 지상 최고의 맛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3시 반에는 바로 하원을 하러 갔던 엄마는
이제 4시도 버겁게 데리러 가는 지경에 이르렀고
주말보다 어린이집을 가는 주중의 일과를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속상한 면도 있습니다.
어린이집 이전까지 감기 한번 걸린 적 없던 아이는
등원을 하면서 콧물 기침을 달고 살고
등원 전에 소아과를 들렀다 가는 날이 더 많아질 만큼
잔병치레가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밥을 잘 안 먹어서
어린이집 밥의 간이 너무 세거나, 간식을 많이 먹여서 그런 것이라고 짐작을 하고 있었는데
새벽에 잠을 깨서 응가를 하는데,
묽은 똥을 연달아 4번을 싸더니
결국 혈변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조리원에 있을 때 부터 혈변을 보면 빨리 병원을 가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었습니다.
아이가 응가를 하루에 7번 정도 하는 것 까지도 괜찮지만,
혈변을 보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교육을 받았던 기억에
혈변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일단 소아과가 문을 열자마자
기저귀를 싸들고, 사진도 들고 달려갔습니다.
제가 보는 육아서에는 애매할 때는 변을 본 기저귀를 가져가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되어 있었는데,
소아과에서는 사진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
(엄마가 되니, 자식의 똥이 더럽다는 생각도 안 하게 되었는데, 생각해 보면 무례한 일이것 같기도 했습니다)
네 번째 사진은 혈변이 맞으니 더 큰 병원에서 mri나 초음파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항문의 외상이 있어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장중첩 등의 질환으로 혈변을 볼 수 있으므로,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열도 없고 잘 놀지만 장중첩의 경우 외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없어서,
잘 놀 수 있다고 했습니다.
더 큰 병원을 가야 한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주변에 대구파티마병원이 있어서 달려갔습니다.
대기번호가 19번.
하염없이 아이와 기다리다 진료를 보고,
또 초음파도 끝도 없는 대기를 하고...
결론은 장중첩이나 장내 손상은 없음...
너무 다행이면서도
하루종일 아이를 병원에서 시달리게 한 것이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유산균과 소염제 일부를 처방받아 왔습니다.
약을 먹였는데 그날 밤은 또 3번의 응가를 내리 하더니 혈변을 보았습니다.
그래도 초음파로 이상 없음의 소견을 받았기에 하루 더 약을 먹여보고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유제품을 피하고, 소고기죽이나 대치 야채 등으로
안전한 식사 위주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좀 묽은 변을 3번 정도 보고는
3일째는 다시 황금변으로 엄마의 시름을 덜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장염으로 7일간 시달렸습니다 ㅠㅠ
생각해 보면,
주말 샤부샤부 외식을 했을 때 장에 탈이 났었던 것 같습니다.
재료를 데친다고 데쳤음에도 장염균이 있었던 것 같고,
엄마와 아기가 함께 설사로 고생을 하게 되었지 싶습니다.
일희일비라는 말이 있죠.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기저귀 하나에도 웃고 울고 하게 됩니다.
똥 색깔만 보고도 별의별 생각을 다하게 되기도 하고
밤에 열만 올라도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죠.
언제쯤 아이와 가족에게 편안하고 안정적인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육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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